[CC글로벌에디터][독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실패 이후 다시 나아가야 할 길

안유정
2025-08-31
조회수 282



🖊️ 안유정 에디터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교에서 Entrepreneurship을 전공 하며 실제 창업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있다.

         가치소비를 주제로 한 유통 프로젝트와 플리마켓, SNS 마 케팅을 직접 기획하며 기후 문제를 삶의 언어로 풀어내는 방식 을 고민해왔다.

         기후위기는 제도와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과 문화 속에서 마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기후정의나 탄소중립 같은 말이 낯설지 않도록, 내가 겪고 느낀 것들을 콘텐츠로 나누고 싶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란



▲  그림1. 바다오염으로 인해 거북이가 플라스틱을 물고 있는 모습


 

바다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조각, 이제는 뉴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바다에는 약 171조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떠다니고 있으며, 무게로 따지면 230만 톤에 달합니다. 바닷속 생물들이 이를 먹고, 다시 그 생물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구조가 이미 굳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건강 문제이기도 한 셈입니다.

 

이 심각성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Global Plastics Treaty)입니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만장일치로 추진이 결정된 이 협약은, 2024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만들자는 약속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협상 테이블에서는 생각보다 벽이 높았습니다.

핵심 쟁점은 크게 ① 플라스틱 생산 감축 ② 재생원료 사용 확대 ③ 유해 화학 첨가물 규제 ④ 국제 이행 메커니즘 마련이었으나, 

국가별 이해관계가 너무 달라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독일의 입장



▲  그림2. 독일 친환경 도시인 프라이부르크의 태양광 단지 



제가 현재 거주하는 독일은 높은야망연합(High-Ambition Coalition, HAC)에 속합니다.  높은야망연합은 EU와 영국, 일본 등 66개국으로 구성된 국가 연합이며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입장입니다. 한국도 해당 연합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독일은 이미 분리수거·재활용 시스템이 세계적 모범사례로 꼽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생산 단계에서의 규제 강화를 주장합니다. 단순히 재활용만 잘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덜 만들자는 것이죠. 특히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녹색 수도(Green Capital)’라 불릴 만큼 태양광 발전, 대중교통 중심 도시계획, 제로웨이스트 실험 등 지속가능한 모델을 선도해왔습니다.












이외 국가들의 입장



반면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생산 감축에는 강하게 반대합니다. 그 대신 기술 혁신과 재활용을 강조합니다. 원유 기반 산업 구조상 생산 제한은 곧바로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오염에 큰 피해를 입는 케냐,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도 중요합니다. 이들은 대체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재정·기술 지원 없이는 감축 목표를 따르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미국은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생산량 직접 감축보다는 제품 성능 기준, 재활용 시스템 개선 같은 제도적 접근에 더 무게를 두었습니다.

 

이런 각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실패인가, 과정인가



▲  그림3. 여러 플라스틱 병들이 뒤엉켜있는 모습



협상이 결렬되자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UNEP 사무총장 잉거 안데르센은 “플라스틱 오염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과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완전한 실패”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팔라우, 가나 같은 국가들은 추가 협상을 촉구했고, EU는 최신 협상 초안이 진전이라며 더 강력한 합의를 끝까지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린피스 또한 “석유화학 산업의 단기 이익보다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우선하는 규칙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으로의 길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해결 방식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나라는 생존을, 어떤 나라는 경제를, 또 어떤 나라는 생태계를 우선시하기 때문이죠.

 

플라스틱 오염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다를 통해, 대기를 통해, 경계를 넘어 확산되는 전 지구적 위기입니다. 제네바 협상 결렬은 국제 정치의 복잡성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지구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얼마나 절박한지를 다시 일깨워줍니다.

 

앞으로의 협상에서 필요한 것은 기술적 해법을 넘어, 공정한 부담 분담과 지구적 연대 일거라 예상됩니다. 국가와 지역 차원의 선도적 실천과 국제적 협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플라스틱 오염이라는 공통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협상이 멈춘 지금, 행동하는 국가와 연대하는 세계의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그림1. WWF

그림2. 프라이부르크 관광청

그림3. Earth.Org






참고자료

자료1. 서울환경연합, 국제 플라스틱 협약, 어디까지 왔을까?

자료2. 포항공대신문, 플라스틱 협약 결국 무산 … 심도있는 논의 선행돼야  (2025.01.06 )

자료3. etnews. '플라스틱 오염종식 국제협약' 합의 실패…산유국에 미국까지 규제 반대 (2025.08.17 )

자료4.UN News ,  Plastic pollution treaty talks adjourn, but countries want to ‘remain at the table’: UNEP chief (2025.08.15)

자료5. 워터저널, [세계 환경의 날 특집]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주요 참여국 및 입장 (2022.06.04)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