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글로벌에디터][탄자니아] Kizingo 해변의 쓰레기, 국제 협약의 시급성을 말하다

CC글로벌에디터 이서현
2025-08-31
조회수 279



🖊️ 이서현 에디터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고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며,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넓혀왔다.

       유세이버스 15기 활동을 계기로 기후정의와 탄소중립 개념을 접했고,

       이집트에서 다이빙 중 마주한 해양쓰레기 경험을 통해 해양환경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 탄자니아에 머물며 기후위기 취약 지역의 대응과 현장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양오염, 지속가능한 관광, 일상 속 실천까지 삶과 맞닿은 문제들을 이야기로 엮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잠식된 잔지바르의 해변



Kizingo 해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름다운 바다가 아닌 곳곳에 쌓여 있는 쓰레기들이었다.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파도는 조개껍질 대신 병뚜껑과 포장재를 밀어내고 있었다.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잔지바르의 해변은 대부분 호텔에 의해 관리되는 관광지에 국한된다. Kizingo 해변의 모습처럼, 주민들의 터전인 대다수의 해변은 이미 많은 쓰레기에 잠식된 채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  그림1. Kizingo 해변에 버려진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들



지난 8월 18일, 잔지바르주립대학(SUZA) 학생 30명이 참여한 플라스틱 비치 클린업이 Kizingo 해변에서 진행되었다. 가로 길이 100m 내에서 진행된 이번 활동은, 특히 병뚜껑 크기 이상의 중대형 플라스틱에 집중되었다. 단 몇 시간 만에 다섯 포대의 플라스틱과, 여섯 포대의 기타 쓰레기가 수거되었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은 총 1,287개, 약 8.7kg으로, 이후 UNEP/IOC의 ‘해양쓰레기 조사 및 모니터링 가이드라인(2009)에 따라 분류·분석 작업이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 전체 쓰레기 가운데 고분자 플라스틱이 6,998.53g(총 1,055개)으로 약 8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발포 플라스틱은 개수 기준으로는 16%에 달했으나 질량 비중은 6% 수준에 불과해, 가볍지만 잘게 부서져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특성을 보여주었다.


가장 많이 발견된 상위 5개 쓰레기 유형은 플라스틱 (297개), 발포 플라스틱(136개), 투명 플라스틱 비닐(128개), 병뚜껑(112개), 음료 라벨(91개)이었다. 이는 일상적 소비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주요 원천임을 드러낸다.



▲  그림2. 플라스틱 비치 클린업을 진행 중인 SUZA 재학생의 모습












탄자니아의 플라스틱 규제 현황과 한계



탄자니아는 이미 2019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모든 두께의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하며, 플라스틱 사용 통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포장재와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 심지어 비닐봉지가 암암리에 사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관광과 어업 등 주민 생계의 원천이 바다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쓰레기가 해안 쓰레기의 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지역사회 차원의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체계가 여전히 미비함을 보여준다. 한편, 포장재로 흔히 쓰이는 발포 플라스틱의 확산은 국제적 차원의 생산·유통 단계 규제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제네바에서 울린 아프리카의 목소리



이러한 지역의 현실은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협상과 직결된다. 지난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5.2’에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안이 논의되었으나, 여전히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 범위, 유해 첨가물 금지, 재정 지원 방식 등이었으며, 석유 기반 산업의 이해관계로 인해 북반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견해 차이가 크게 드러났다.



▲  그림3. 플라스틱 국제협약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Nipe Fagio



이 가운데 탄자니아는 케냐, 르완다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통해 생산자 책임 강화, 플라스틱 생산 감축, 재정 지원 방안, 그리고 폐기물 식민주의 문제 해결 등을 집중 촉구한 것이다. 또한, 탄자니아 환경단체 Nipe Fagio와 시민사회는 생산 자체 감축, 독성 첨가물 단계적 폐지, 형평성 있는 재정 지원 방안을 협약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잔지바르와 다르에스살람의 해안에서 매일 플라스틱에 맞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국제사회가 공정한 책임 분담과 실효성 있는 협약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렇듯 탄자니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개도국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이는 오염의 피해가 이미 주민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이들의 주장과 같이, 과거 대량 생산과 소비로 플라스틱 위기를 촉발한 선진국은 더욱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기술과 재정 지원뿐 아니라,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생산·소비 체계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잔지바르 해변에서 모아진 다섯 포대의 플라스틱은 작은 사례에 불과하지만, 국제 협약이 지역 주민 생존과 직결된 약속임을 상기시킨다. 글로벌 협력과 지역사회의 실천이 맞물릴 때, 인도양의 바다는 다시 푸른 생명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그림1. 본인 제공 

그림2. 본인 제공

그림3. Nipe Fagio 홈페이지 






참고자료

1. John Roy, <Plastic Treaty Paralysis: Kenya and Tanzania Lead Regional Fight While the World Stalls>, Vellum 
2. 
<Tanzania at the Forefront at INC5 in Global Advocacy for a Strong Plastics Treaty>, Nipe Fagio
3. 
노재현, <아프리카 탄자니아도 비닐봉지 금지…사용하면 벌금>, 연합뉴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