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서현 에디터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고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며,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넓혀왔다. 유세이버스 15기 활동을 계기로 기후정의와 탄소중립 개념을 접했고, 이집트에서 다이빙 중 마주한 해양쓰레기 경험을 통해 해양환경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 탄자니아에 머물며 기후위기 취약 지역의 대응과 현장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양오염, 지속가능한 관광, 일상 속 실천까지 삶과 맞닿은 문제들을 이야기로 엮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
스톤타운, 능귀와 더불어 잔지바르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인 파제(Paje). 이 지역에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가장 먼저 경험하는 해안 공동체가 자리하고 있다. 파제와 그 근교 지역은 해조류 양식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곳으로, 지역 경제와 여성의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제에 위치한 여성 주도 해조류 양식 단체인 ‘Furahia Wanawake’의 여성들은 파제와 인근해안에서 건기에는 해조류 양식, 우기에는 문어 잡이와 가정 방문 청소 등의 일을 병행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수확한 해조류는 건조 후 고운 가루로 만들어 유기농 비누, 오일을 제조하거나, 식품, 화장품 등의 결합제로 활용된다. 풍년에는 연간 8~10회까지 수확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여성들은 한 달 약 60달러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잔지바르 여성의 약 80%가 해조류 양식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해조류 양식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권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 그림1. 잔지바르 파제의 바닷가 모습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해조류 양식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 해수 온도가 매년 상승하면서 얕은 바닷물이 지나치게 따뜻해져 양질의 해조류가 자라기 어려워졌으며, 일명 ice-ice병이라 불리는 병에 감염되어 딱딱해지고, 하얗게 변하며 썩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조류 생산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장 가격 또한 1kg당 500~800TZS(한화 약 250~400원)에 머물러1 기후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경제적∙사회적 안정성 전반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그림2. 파제에 위치한 Furahia Wanawake의 해조류 양식장
이러한 지역 단위의 현실은 지난 10일부터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손실∙피해(Loss and Damage) 체계 강화 요구가 재부각된 배경을 잘 설명한다.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이미 발생하고 있는 비경제적 피해(생계붕괴, 공동체 해체, 생물 다양성 손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재원 확보와 신속한 기금 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탄자니아 역시 손실∙피해 기금에 대한 직접 접근성 보장, 여성과 청년의 참여 확대, 청색경제 기반의 국가 적응 전략 등을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탄자니아는 손실∙피해 기금이 당장의 기후 관련 재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복구에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원을 갖춰야 하며, 선진국이 자금 조달 의무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이 급증하는 아프리카 국가 등 가장 취약한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의 간소화와 신속한 접근 추진을 강조했다. 즉, COP30의 논의는 추상적 미래 위험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지역의 생계 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그 긴급성이 드러난다.
국제협력은 이러한 기후 취약 지역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KOICA(부경대학교 주관)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550만 달러 규모로 추진 중인 지원 사업은 한국의 ‘깊은 물 양식 기술’을 도입해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견고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2 또한, 2025년 시작된 UN의 196.5만 달러 규모 사업은 해조류 가공, 유통 등 가치사슬 확장을 촉진함으로써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3 이러한 사례는 손실∙피해 기금과 같은 국제 재원이 취약 지역의 장기 복구를 뒷받침하고, 지역 공동체의 생계 기반 회복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 수단임을 보여준다.

▲ 그림3. 해조류 양식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어업인들의 모습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이 반복적으로 주장하듯, 현재의 국제협력만으로는 기후 변화의 가속화와 피해 규모를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COP30은 구체적 재원 확대와 실행력 확보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손실∙피해 범위가 국가 차원을 넘어 지역 사회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국제 협력과 장기적 재정 구조 구축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특히 잔지바르처럼 해양 기반 생계가 경제의 중심축을 이루는 지역은 기후 충격이 누적될수록 취약성이 심화되며, 단기적 지원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COP30 이후 국제사회는 손실∙피해 기금의 확대와 더불어 지역 기반 적응력, 생태계 복원 등 다층적 전략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파제 여성 해조류 양식장의 사례는 기후 위기가 지역 사회의 생존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는 국제 협상장에서 논의되는 문제들을 단순한 선언적 의제가 아닌 실제로 보호해야 할 생계의 문제로 재정의하게 만든다. 결국 기후 정의의 실현은 국제 논의와 지역 실행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서 시작되며, 말과 글이 아닌 행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가능한 것임을 시사한다.
사진 출처
사진 모두 본인 제공
참고자료
자료 1. <Mwani unavyowapa furaha wanawake Zanzibar, na kukabili mabadiliko ya tabia nchi>, Esther Namuhisa, BBC Swahili, 2018-06-22, https://www.bbc.com/swahili/habari-44573698
자료 2. [KoV] 바다에서 만들어가는 탄자니아의 미래: 잔지바르 해조류 양식 이야기, KOICA 블로그, https://blog.naver.com/prkoica/224089642103
자료 3. <Transforming Seaweed Farming Through Integrated Financial Solutions for Enhanced Food Systems in Zanzibar>, 2025-08-27, United Nation Tanzania, https://tanzania.un.org/en/300792-transforming-seaweed-farming-through-integrated-financial-solutions-enhanced-food-systems
자료 4. <Tanzania’s seaweed farmers are on the frontlines of climate change>, Sam vox, One, 2023-12-04, https://www.one.org/stories/climate-change-impact-seaweed-farming/
자료 5. <Tanzania’s strategic priorities for COP30>, Arusha News2025-11-24, https://www.arushanews.co.tz/sports/tanzanias-strategic-priorities-for-cop30/
자료 6. <Tanzania sets firm priorities on loss and damage ahead of COP30>, Halili Letea, The Citizen, 2025-11-06, https://www.thecitizen.co.tz/tanzania/news/national/tanzania-sets-firm-priorities-on-loss-and-damage-ahead-of-cop30-5255618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이서현 에디터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고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며,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넓혀왔다.
유세이버스 15기 활동을 계기로 기후정의와 탄소중립 개념을 접했고,
이집트에서 다이빙 중 마주한 해양쓰레기 경험을 통해 해양환경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 탄자니아에 머물며 기후위기 취약 지역의 대응과 현장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양오염, 지속가능한 관광, 일상 속 실천까지 삶과 맞닿은 문제들을 이야기로 엮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스톤타운, 능귀와 더불어 잔지바르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인 파제(Paje). 이 지역에는 기후 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가장 먼저 경험하는 해안 공동체가 자리하고 있다. 파제와 그 근교 지역은 해조류 양식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곳으로, 지역 경제와 여성의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제에 위치한 여성 주도 해조류 양식 단체인 ‘Furahia Wanawake’의 여성들은 파제와 인근해안에서 건기에는 해조류 양식, 우기에는 문어 잡이와 가정 방문 청소 등의 일을 병행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수확한 해조류는 건조 후 고운 가루로 만들어 유기농 비누, 오일을 제조하거나, 식품, 화장품 등의 결합제로 활용된다. 풍년에는 연간 8~10회까지 수확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여성들은 한 달 약 60달러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잔지바르 여성의 약 80%가 해조류 양식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해조류 양식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권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 그림1. 잔지바르 파제의 바닷가 모습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해조류 양식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 해수 온도가 매년 상승하면서 얕은 바닷물이 지나치게 따뜻해져 양질의 해조류가 자라기 어려워졌으며, 일명 ice-ice병이라 불리는 병에 감염되어 딱딱해지고, 하얗게 변하며 썩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해조류 생산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장 가격 또한 1kg당 500~800TZS(한화 약 250~400원)에 머물러1 기후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경제적∙사회적 안정성 전반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그림2. 파제에 위치한 Furahia Wanawake의 해조류 양식장
이러한 지역 단위의 현실은 지난 10일부터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손실∙피해(Loss and Damage) 체계 강화 요구가 재부각된 배경을 잘 설명한다.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이미 발생하고 있는 비경제적 피해(생계붕괴, 공동체 해체, 생물 다양성 손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 가능한 재원 확보와 신속한 기금 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탄자니아 역시 손실∙피해 기금에 대한 직접 접근성 보장, 여성과 청년의 참여 확대, 청색경제 기반의 국가 적응 전략 등을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탄자니아는 손실∙피해 기금이 당장의 기후 관련 재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복구에도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원을 갖춰야 하며, 선진국이 자금 조달 의무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이 급증하는 아프리카 국가 등 가장 취약한 국가에 대한 자금 지원의 간소화와 신속한 접근 추진을 강조했다. 즉, COP30의 논의는 추상적 미래 위험이 아닌 이미 진행 중인 지역의 생계 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그 긴급성이 드러난다.
국제협력은 이러한 기후 취약 지역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KOICA(부경대학교 주관)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약 550만 달러 규모로 추진 중인 지원 사업은 한국의 ‘깊은 물 양식 기술’을 도입해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견고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2 또한, 2025년 시작된 UN의 196.5만 달러 규모 사업은 해조류 가공, 유통 등 가치사슬 확장을 촉진함으로써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지역 경제의 구조적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3 이러한 사례는 손실∙피해 기금과 같은 국제 재원이 취약 지역의 장기 복구를 뒷받침하고, 지역 공동체의 생계 기반 회복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 수단임을 보여준다.
▲ 그림3. 해조류 양식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어업인들의 모습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이 반복적으로 주장하듯, 현재의 국제협력만으로는 기후 변화의 가속화와 피해 규모를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COP30은 구체적 재원 확대와 실행력 확보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기후변화 취약 지역의 손실∙피해 범위가 국가 차원을 넘어 지역 사회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더 넓은 국제 협력과 장기적 재정 구조 구축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특히 잔지바르처럼 해양 기반 생계가 경제의 중심축을 이루는 지역은 기후 충격이 누적될수록 취약성이 심화되며, 단기적 지원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COP30 이후 국제사회는 손실∙피해 기금의 확대와 더불어 지역 기반 적응력, 생태계 복원 등 다층적 전략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파제 여성 해조류 양식장의 사례는 기후 위기가 지역 사회의 생존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는 국제 협상장에서 논의되는 문제들을 단순한 선언적 의제가 아닌 실제로 보호해야 할 생계의 문제로 재정의하게 만든다. 결국 기후 정의의 실현은 국제 논의와 지역 실행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서 시작되며, 말과 글이 아닌 행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가능한 것임을 시사한다.
사진 출처
사진 모두 본인 제공
참고자료
자료 1. <Mwani unavyowapa furaha wanawake Zanzibar, na kukabili mabadiliko ya tabia nchi>, Esther Namuhisa, BBC Swahili, 2018-06-22, https://www.bbc.com/swahili/habari-44573698
자료 2. [KoV] 바다에서 만들어가는 탄자니아의 미래: 잔지바르 해조류 양식 이야기, KOICA 블로그, https://blog.naver.com/prkoica/224089642103
자료 3. <Transforming Seaweed Farming Through Integrated Financial Solutions for Enhanced Food Systems in Zanzibar>, 2025-08-27, United Nation Tanzania, https://tanzania.un.org/en/300792-transforming-seaweed-farming-through-integrated-financial-solutions-enhanced-food-systems
자료 4. <Tanzania’s seaweed farmers are on the frontlines of climate change>, Sam vox, One, 2023-12-04, https://www.one.org/stories/climate-change-impact-seaweed-farming/
자료 5. <Tanzania’s strategic priorities for COP30>, Arusha News2025-11-24, https://www.arushanews.co.tz/sports/tanzanias-strategic-priorities-for-cop30/
자료 6. <Tanzania sets firm priorities on loss and damage ahead of COP30>, Halili Letea, The Citizen, 2025-11-06, https://www.thecitizen.co.tz/tanzania/news/national/tanzania-sets-firm-priorities-on-loss-and-damage-ahead-of-cop30-525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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