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글로벌에디터][탄자니아] AI는 기후 위기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탄자니아에서 가능성을 묻다

[CM]유유히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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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에디터

       포르투갈어를 전공하고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며,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넓혀왔다.

       유세이버스 15기 활동을 계기로 기후정의와 탄소중립 개념을 접했고,

       이집트에서 다이빙 중 마주한 해양쓰레기 경험을 통해 해양환경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 탄자니아에 머물며 기후위기 취약 지역의 대응과 현장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양오염, 지속가능한 관광, 일상 속 실천까지 삶과 맞닿은 문제들을 이야기로 엮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플라스틱, 바다, 농업… 탄자니아가 보여준 AI의 새로운 얼굴


인도양의 낙원, 잔지바르. 탄자니아의 자치령인 잔지바르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다채로운 문화를 품은 동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신혼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특출난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기후 위기 시대, 잔지바르가 직면한 현실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잔지바르 생물다양성 분야 재정 지출 분석 보고서(Bio-Diversity Expenditure Review Report)에 따르면, 잔지바르는 관광업을 필두로 한 서비스업이 연간 GDP의 절반을, 농수산업 등 1차 산업은 20% 내외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전체 경제의 약 70%가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산업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잔지바르 경제가 곧 기후변화에 대한 높은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은 늦어지는 건기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해안 침식 등을 통해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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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잔지바르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역 청년들 또한 이와 같은 변화를 뚜렷이 인식하고 있었다. 필자가 잔지바르주립대학(SUZA)에 재학 중인 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특히 해양 플라스틱 오염, 산호초 파괴, 분리수거 시스템 부족, 해수면 상승 등이 주요한 기후 위기 이슈로 지목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잔지바르 주정부는 기후변화전략(Zanzibar Climate Change Strategy)를 발표했다. 해당 전략은 2030년까지 ‘기후 복원력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며, 그 실행 수단으로서 데이터 기반의 기술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의 ‘데이터 기반의 기술 활용’은 여전히 낯설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선 지역에서야말로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대응은 오히려 더욱 절실하다. 그렇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기후 대응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현지에서 진행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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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2. 맹그로브를 심는 사람들의 모습



SUZA와 Digital Earth Africa가 공동으로 수행 중인 ‘맹그로브 보존 프로젝트’는, AI 기술이 지역 환경 관리에 적용된 대표 사례이다. 이들은 Landsat Collection 2 등의 위성 데이터를 AI로 처리하고, 정규화 식생 지수*, 정규화 수분 지수** 등을 계산해 맹그로브 숲의 생육 상태를 추적했다. 이를 통해 Chwaka Bay 지역은 점진적 회복세를, Makoha Bay 지역은 상대적으로 복원 속도가 더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집된 데이터는 정부가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복원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활용되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점은, 프로젝트가 SUZA 학생들의 현장 실습으로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DE Africa 플랫폼을 활용한 맹그로브종 속성 시각화, 현장 데이터와 위성 데이터 대조 검증 등에 참여했다. 또한, 직접 맹그로브 묘목을 심고 지역 주민들에게 맹그로브 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 나갔다. 이는 AI 기술의 활용이 단순 분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규화 식생 지수(NDVI): 원격 탐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식생의 건강 상태와 밀도를 정량화해 측정하기 위한 지수

**정규화 수분 지수(NDMI): 식생의 수분 함량을 측정하기 위한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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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3. MKUBA 프로그램에 참여한 탄자니아 사람들



해양 분야에서는 잔지바르 해양경제부(ZAFIRI)와 국제 NGO WorldFish가 공동 운영 중인 Asia-Africa Blue Tech Superhighway(AABS) 프로젝트가 있다. AABS 프로젝트는 100개 이상의 지역 어선에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해 어획 위치와 경로 등 해양 활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해양공간 관리, 남획 예방, 기후 변화에 따른 어장 변화 대응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된다. 


어업 종사자들은 Peskas라는 앱을 통해 어획 기록을 입력하며, ‘MKUBA 생태 크레딧 시스템’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받는다. 예를 들어, 금어기를 준수하거나, 산란지를 보호할 경우 크레딧이 지급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어민들을 규제하는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이들이 직접 해양 보호 활동에 협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후 변화 적응 역량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어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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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4. Rada 360의 작물 모니터링 플랫폼



한편, 농업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는 탄자니아 본토에서는, 스타트업 ‘Rada 360’이 농민들을 위한 AI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위성 및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별 재배 시기, 비료 사용량, 강수 예측 등을 분석해 SMS 메시지로 농민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전송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없어도 수신할 수 있어 디지털 인프라가 제한된 농촌 지역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농민들은 파종 시기, 비료 사용 등을 변화시킴으로써 수확량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정보 격차가 큰 농촌에서도 기술을 이용하여 더 큰 효용을 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선 사례와 같이 AI 기술은 기후 예측, 데이터 해석, 위험 조기 탐지 등에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높은 에너지 소비량과 새로운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탄자니아의 사례들은 적절한 설계와 지역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AI는 기후 위기 대응의 실질적 촉진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그림1. Youtube, Amazon Web Services

그림2. WorldFish, 홈페이지

그림3. Rada 360 LTD,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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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