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지혜 에디터 부경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해양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UNESCO IOC 파리 본부에서 해양관측시스템(GOOS) 팀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 수소경제 정책, 미량금속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고, 복잡한 기후과학을 쉽게 풀어, 청년들과 더 넓게 소통하고 싶다. 국제 기후동향과 정책을 국내 청년들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터를 꿈꾼다. |
파리협정의 1.5°C 목표를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위기
세계 환경 정책의 역사적 무대였던 파리는 2015년 파리협정에 이어 2023년 5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INC-2 회의를 개최하며 국제 연대의 장이 되었다.
이후 협상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2025년 부산에서 열린 INC-5.1로 이어졌고, 결국 2025년 8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NC-5.2 협상에서도 최종 협정문 채택에 실패하며 플라스틱 조약은 또다시 결렬로 끝났다. 의장이 8월 13일과 15일 두 차례 제시한 초안은 모두 거부당했다.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유해 화학물질 규제, 재정 메커니즘 등 핵심 쟁점에서 국가 간 합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플라스틱이 새로 생산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전 세계 총 배출량의 19%를 차지할 전망이며, 이는 파리협정의 1.5°C 목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수치이다. 이러한 국제 협상의 난항은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선 강력한 국제 연대와 행동이라는 '파리협정'의 정신이 왜 지금 더욱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그림1.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 앞 전경과 대한민국 부산 벡스코 INC 회의장 내부 모습.
외부에서는 강력한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는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플라스틱과 기후변화의 과학적 실체
플라스틱이 기후변화의 '숨은 공범'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라스틱은 원료 채굴부터 제조, 사용,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의 99%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에탄 등은 천연가스에서 얻어지는데, 이들의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8-36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이다. 원료를 운송하거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프타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같은 기초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더욱이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햇빛과 열에 의해 분해되면 메탄 등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여 지구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는 플랑크톤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이는 지구 최대 탄소 흡수원인 해양의 역할을 저해해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심화시킨다.

▲ 그림2. 원료 채굴부터 제조, 사용, 폐기까지 플라스틱의 모든 생애 주기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
국제적 난항 속, 프랑스의 선제적 순환 경제 모델, 세계 최초의 혁신적 조치들
2022년 UN환경총회에서 합의된 '플라스틱의 전 생애 주기' 접근법을 적극 강조했던 프랑스는, 이를 자국 정책으로 구현하며 국제 사회가 따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 2월 10일 '폐기물 방지 및 순환 경제법(AGEC법)'을 제정하고, 2025년 6월 '플라스틱 계획 2025-2030'을 발표하여 플라스틱 오염과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AGEC법의 가장 주목받는 조치 중 하나는 2022년부터 시행된 '판매되지 않은 새 상품의 폐기 금지' 규정이다. 음식과 비식품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이 규정은 기업들이 폐기대신 기부,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며, 위반 시 법인에게 최대 1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는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조치이다.
또한 2021년부터 도입된 '수리 용이성 지수'는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 등에 표시되어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수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부터는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등으로 확대되었다. 2025년부터는 점진적으로 견고성, 신뢰성 등을 포함하여 '지속가능성 지수'로 단계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 그림3. 삼성전자 프랑스 웹사이트에 표시된 수리 용이성 지수(Indice de réparabilité).
이 지수는 제품의 수리 가능성을 0점에서 10점까지의 점수와 색상으로 나타낸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리가 쉽고, 부품을 구하기 쉬우며, 비용도 저렴하다.
프랑스는 '생산자 책임 확대(EPR)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가 제품의 설계부터 폐기까지 전체 수명 주기에 대해 재정적 책임을 지는 제도이다. 생산자는 제품 출시 시 환경적 영향에 비례하는 '환경분담금'을 지불하며, 이 비용은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에 사용된다. 기존 14개 분야였던 이 제도는 2023년 건축 자재와 자동차를 포함해 총 26개 분야로 확대되었다.
특히, 프랑스는 환경분담금 일부를 '연대 재사용 기금'으로 조성해 '재활용'보다 환경 부담이 적은 '재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용한 플라스틱 병을 다시 녹이는 재활용과 달리, 유리병을 세척해 재사용하는 방식은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직접적인 해결책이다.
이 기금은 환경적 목표 외에도 취약 계층에게 재사용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2030년까지 약 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목표까지 포괄한다. 이렇듯 프랑스는 '줄이기(Reduce)·재사용(Reuse)·재활용(Recycle)'의 '3R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2040년 제로 플라스틱의 현실과 한계
프랑스는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의 완전 퇴출을 목표로 구체적인 단계별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20% 감축, 2030년까지는 플라스틱 병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 조치들을 보면, 2023년 7월부터 1.5kg 미만 과일과 채소의 플라스틱 포장이 금지되었고, 2023년 1월부터는 20석 이상 음식점에서 매장 내 식사 시 일회용 식기 사용이 금지되었다. 2025년 1월부터는 새로 판매되는 세탁기에는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이 의무화된다.
하지만 현실은 목표와 거리가 있다. 2021년 기준 프랑스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30%로, EU 평균인 40%보다 낮다. 2021년과 2023년 사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은 단 2.8%만 감소했을 뿐이라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 그림4. 종이 포장된 배와 종이봉투에 감자를 담는 소비자들의 모습.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친환경적인 대안을 사용하는 프랑스의 일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행동하는 시대의 국제 협력
국제 협상의 교착 상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국제 협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25년 6월 10일 니스에서 열린 제3차 UN 해양회의에서, 프랑스의 주도로 97개국이 ‘니스 선언(Nice Wake-Up Call for an Ambitious Plastics Treaty)’에 서명했다.
이 선언은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야심찬 국제 협약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며, 특히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을 위한 글로벌 목표 설정을 촉구했다.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주도로 채택된 니스 선언은 지난 8월 5일 제네바에서 재개된 유엔 협상에서 강력한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 이는 협상의 진전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의지가 있는 국가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는 새로운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그림5. 니스에서 열린 제3차 UN 해양회의 현장.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유엔 해양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멈춘 협상, 움직이는 행동: 지속가능성을 향한 길
2025년 8월, 제네바 플라스틱 조약 협상 결렬은 기후 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핵심 쟁점에서 합의 불발로 인류는 귀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프랑스의 행보는 중요하다.
국제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AGEC법 등 국내 정책으로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비록 현실적 한계는 있으나, 혁신적인 정책 도구의 가능성을 입증한다. 특히 '니스 선언'처럼, 국제 협력 교착 시 유사 비전 국가들이 먼저 연대하는 모델은 변화의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결국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은 긴밀히 연결된 '하나의 지속가능성 전환 과제'이다. 다자 협상의 한계를 보완하는 국가·지역 차원의 선도적 실천과 국제적 연대가 결합될 때, 우리는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협상이 멈춘 지금, '행동하는 국가들'의 용기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는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경제 및 사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이다.
사진 출처
그림1. 작성자 제공
그림2. AI창작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성자 재구성
그림3. Samsung France,"Indice de réparabilité"
그림4. 작성자 제공
그림5. 유엔 사진 자료실
참고 자료
자료1. 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et de la Cohésion des territoires, "Réduire nos usages du plastique : la France s'engage", juin 2025.
자료2. European Environment Agency, "Early warning assessment related to the 2025 targets for municipal waste and packaging waste", June 2022.
자료3. Élysée, "Urgence Océan: un Sommet pour tout changer - Interview du Président Emmanuel Macron sur France 2"
자료4. Shen, M., Huang, W., Chen, M., Song, B., Zeng, G., & Zhang, Y. (2020). (Micro) plastic crisis: un-ignorable contribution to global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climate change.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254, 120138.
자료5. UNEP, "INC-5.2"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강지혜 에디터
부경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해양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UNESCO IOC 파리 본부에서 해양관측시스템(GOOS) 팀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 수소경제 정책, 미량금속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고, 복잡한 기후과학을 쉽게 풀어, 청년들과 더 넓게 소통하고 싶다.
국제 기후동향과 정책을 국내 청년들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터를 꿈꾼다.
세계 환경 정책의 역사적 무대였던 파리는 2015년 파리협정에 이어 2023년 5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INC-2 회의를 개최하며 국제 연대의 장이 되었다.
이후 협상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2025년 부산에서 열린 INC-5.1로 이어졌고, 결국 2025년 8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NC-5.2 협상에서도 최종 협정문 채택에 실패하며 플라스틱 조약은 또다시 결렬로 끝났다. 의장이 8월 13일과 15일 두 차례 제시한 초안은 모두 거부당했다.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유해 화학물질 규제, 재정 메커니즘 등 핵심 쟁점에서 국가 간 합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플라스틱이 새로 생산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전 세계 총 배출량의 19%를 차지할 전망이며, 이는 파리협정의 1.5°C 목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수치이다. 이러한 국제 협상의 난항은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선 강력한 국제 연대와 행동이라는 '파리협정'의 정신이 왜 지금 더욱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그림1.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 앞 전경과 대한민국 부산 벡스코 INC 회의장 내부 모습.
외부에서는 강력한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는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이 기후변화의 '숨은 공범'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라스틱은 원료 채굴부터 제조, 사용,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의 99%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화석연료에서 생산된다.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에탄 등은 천연가스에서 얻어지는데, 이들의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8-36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이다. 원료를 운송하거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프타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같은 기초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더욱이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햇빛과 열에 의해 분해되면 메탄 등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여 지구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는 플랑크톤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이는 지구 최대 탄소 흡수원인 해양의 역할을 저해해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심화시킨다.
▲ 그림2. 원료 채굴부터 제조, 사용, 폐기까지 플라스틱의 모든 생애 주기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
2022년 UN환경총회에서 합의된 '플라스틱의 전 생애 주기' 접근법을 적극 강조했던 프랑스는, 이를 자국 정책으로 구현하며 국제 사회가 따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 2월 10일 '폐기물 방지 및 순환 경제법(AGEC법)'을 제정하고, 2025년 6월 '플라스틱 계획 2025-2030'을 발표하여 플라스틱 오염과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AGEC법의 가장 주목받는 조치 중 하나는 2022년부터 시행된 '판매되지 않은 새 상품의 폐기 금지' 규정이다. 음식과 비식품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이 규정은 기업들이 폐기대신 기부,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며, 위반 시 법인에게 최대 1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는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조치이다.
또한 2021년부터 도입된 '수리 용이성 지수'는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 등에 표시되어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수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부터는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등으로 확대되었다. 2025년부터는 점진적으로 견고성, 신뢰성 등을 포함하여 '지속가능성 지수'로 단계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 그림3. 삼성전자 프랑스 웹사이트에 표시된 수리 용이성 지수(Indice de réparabilité).
이 지수는 제품의 수리 가능성을 0점에서 10점까지의 점수와 색상으로 나타낸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리가 쉽고, 부품을 구하기 쉬우며, 비용도 저렴하다.
프랑스는 '생산자 책임 확대(EPR)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가 제품의 설계부터 폐기까지 전체 수명 주기에 대해 재정적 책임을 지는 제도이다. 생산자는 제품 출시 시 환경적 영향에 비례하는 '환경분담금'을 지불하며, 이 비용은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에 사용된다. 기존 14개 분야였던 이 제도는 2023년 건축 자재와 자동차를 포함해 총 26개 분야로 확대되었다.
특히, 프랑스는 환경분담금 일부를 '연대 재사용 기금'으로 조성해 '재활용'보다 환경 부담이 적은 '재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용한 플라스틱 병을 다시 녹이는 재활용과 달리, 유리병을 세척해 재사용하는 방식은 에너지 소비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직접적인 해결책이다.
이 기금은 환경적 목표 외에도 취약 계층에게 재사용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2030년까지 약 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목표까지 포괄한다. 이렇듯 프랑스는 '줄이기(Reduce)·재사용(Reuse)·재활용(Recycle)'의 '3R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의 완전 퇴출을 목표로 구체적인 단계별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20% 감축, 2030년까지는 플라스틱 병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 조치들을 보면, 2023년 7월부터 1.5kg 미만 과일과 채소의 플라스틱 포장이 금지되었고, 2023년 1월부터는 20석 이상 음식점에서 매장 내 식사 시 일회용 식기 사용이 금지되었다. 2025년 1월부터는 새로 판매되는 세탁기에는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이 의무화된다.
하지만 현실은 목표와 거리가 있다. 2021년 기준 프랑스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30%로, EU 평균인 40%보다 낮다. 2021년과 2023년 사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량은 단 2.8%만 감소했을 뿐이라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 그림4. 종이 포장된 배와 종이봉투에 감자를 담는 소비자들의 모습.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대신 친환경적인 대안을 사용하는 프랑스의 일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국제 협상의 교착 상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국제 협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25년 6월 10일 니스에서 열린 제3차 UN 해양회의에서, 프랑스의 주도로 97개국이 ‘니스 선언(Nice Wake-Up Call for an Ambitious Plastics Treaty)’에 서명했다.
이 선언은 플라스틱의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야심찬 국제 협약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며, 특히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을 위한 글로벌 목표 설정을 촉구했다.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주도로 채택된 니스 선언은 지난 8월 5일 제네바에서 재개된 유엔 협상에서 강력한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 이는 협상의 진전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의지가 있는 국가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는 새로운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그림5. 니스에서 열린 제3차 UN 해양회의 현장.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유엔 해양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년 8월, 제네바 플라스틱 조약 협상 결렬은 기후 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핵심 쟁점에서 합의 불발로 인류는 귀중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프랑스의 행보는 중요하다.
국제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AGEC법 등 국내 정책으로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비록 현실적 한계는 있으나, 혁신적인 정책 도구의 가능성을 입증한다. 특히 '니스 선언'처럼, 국제 협력 교착 시 유사 비전 국가들이 먼저 연대하는 모델은 변화의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결국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은 긴밀히 연결된 '하나의 지속가능성 전환 과제'이다. 다자 협상의 한계를 보완하는 국가·지역 차원의 선도적 실천과 국제적 연대가 결합될 때, 우리는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협상이 멈춘 지금, '행동하는 국가들'의 용기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는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경제 및 사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이다.
사진 출처
그림1. 작성자 제공
그림2. AI창작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성자 재구성
그림3. Samsung France,"Indice de réparabilité"
그림4. 작성자 제공
그림5. 유엔 사진 자료실
참고 자료
자료1. 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et de la Cohésion des territoires, "Réduire nos usages du plastique : la France s'engage", juin 2025.
자료2. European Environment Agency, "Early warning assessment related to the 2025 targets for municipal waste and packaging waste", June 2022.
자료3. Élysée, "Urgence Océan: un Sommet pour tout changer - Interview du Président Emmanuel Macron sur France 2"
자료4. Shen, M., Huang, W., Chen, M., Song, B., Zeng, G., & Zhang, Y. (2020). (Micro) plastic crisis: un-ignorable contribution to global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climate change.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254, 120138.
자료5. UNEP, "INC-5.2"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